언론소식

실체 드러낸 MB의 "신보수 외교"

사실련 0 600 2020.03.04 05:47
실체 드러낸 MB의 '신보수 외교'

한-미-일 3각동맹 복원, '한반도 해빙'이 최대변수

외교는 의전이다. 누구를 먼저 만나고 누구를 초청하는가 등에 많은 의미가 함축돼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명박 당선자가 17대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인 20~21일 이틀간 이 당선자와 한반도 주변 4강간 접촉은 향후 '이명박 시대'에 펼쳐질 한국 외교방향에 대해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이명박 당선자, 미-일-러-중 순으로 만나

이 당선자는 20일 가장 먼저 주한미국대사를 만났고, 이어 주한일본대사를 만났다. 이어 21일 주한러시아대사, 그리고 주한중국대사 순으로 만났다. 미-일-러-중 순으로 만난 것.

이 당선자는 또 20일 밤 조지 W. 부시 미대통령, 21일에는 후쿠다 야스오 일본총리로부터 직접 당선축하 전화를 받았다. 이들은 이 당선자 승리를 축하하는 동시에, 빠른 시간내에 자국을 방문해 달라는 초청을 했고 이 당선자는 흔쾌히 화답했다.

푸틴 러시아대통령은 직접 축하전화를 하진 않았으나 주한러시아대사를 통해 역시 이 당선자를 초청했고, 이 당선자는 현대 재직시절부터 비상한 관심을 가져온 동부 시베리아 가스전 개발에 강한 의욕을 보이며 취임후 곧바로 이 문제에 대해 양국협의를 갖자고 적극적 화답을 했다.

후진타오 중국수석은 주한중국대사를 통해 축하인사를 전했으나 이 당선자를 공식적으로 초청하진 않았다. 이 당선자는 대선때 중국 초청을 받았으나 치열한 선거운동 때문에 방문하지 못한 점에 대해 양해를 구하며 취임후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DJ-盧정권의 외교노선은 미-중 등거리외교

김대중-노무현 과거 10년의 기본 외교노선은 미국, 중국과의 '등거리외교'였다. 종전의 '한-미-일 3각동맹'과는 상당 부분 궤를 달리하는 것이었고, 미-일과 갈등의 근원이 됐다.

김대중 정부시절, 김대중 대통령과 부시 미대통령은 'MD(미사일방어)' 문제를 놓고 격돌했다. 부시 취임후 방미한 김 대통령은 부시의 'MD 동참' 요구를 거절했다. 부시는 격노했고 공개석상에서 '디스 가이(이 사람)'란 모욕까지 줬다.

하지만 김 대통령은 중국으로부터는 격찬을 받았다. MD는 단지 북한뿐 아니라 중국까지도 겨냥한 군사적 성격이 강했기 때문. 장쩌민 당시 중국 국가주석은 김 대통령을 중국에 초청, 사석에서 "따꺼(大兄)"라고 부를 정도였다. 또한 김 대통령이 퇴임후 건강이 악화됐다는 소식을 듣고는 자신의 주치의까지 한국에 보낼 정도로 중국의 김 전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극진했다.

노무현 정부도 김대중 정부의 외교노선을 승계했다. 노 정부는 한때 한-미-일 3각 동맹을 냉전의 산물로 규정, 미-일과 중-러 사이에서 균형자 역할을 하겠다는 '균형자 이론'까지 내놓았을 정도다. 이라크 파병, 한미FTA로 정권 초반보다 긴장이 누그러들기는 했으나 물밑 갈등은 노대통령 임기내 계속됐다.

이명박 시대의 '실용외교'

이명박 당선자는 외교에서도 '실용'을 앞세우고 있다. 우리에게 득이 되는 쪽으로 외교를 풀어가겠다는 것이다.

원래 외교의 본질은 실용이다. 역대정권도 실용을 추구하긴 마찬가지였다. 문제는 실용의 방법론이다.

이 당선자는 앞서 대선기간중 노무현 외교를 '포퓰리즘'으로 규정했었다. 특히 대미, 대일외교에서 국내정치를 의식한 포퓰리즘적 성격이 강했다고 질타했다. 그는 자신이 당선되면 한-미-일 관계를 강력하게 복원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이 당선자가 당선후 4강 외교사절을 만나는 순서를 미-일-러-중으로 정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부시 미대통령과 후쿠다 일총리가 직접 축하전화를 건 것도 이 당선자의 노선에 대한 화답 측면이 강하다. 반면 후진타오 중국총리가 4강 중 유일하게 이 당선자를 공식 초청하지 않은 것은 이같은 노선 변화에 대한 우회적 불만 표출로도 해석가능하다.

문제는 정치적으로 한-미-일 3각동맹 체제로 복귀하면서 우리의 최대 경제파트너인 중국과 관계를 어떻게 정치적 갈등을 최소화하며 경제적 실용 측면을 충족시켜 나가는가이다. 또한 이 당선자 승리에 대해 아직 '침묵'하고 있는 북한과의 관계를 어떻게 새로이 정립하는가이다.

한반도의 큰 기류는 해빙

한가지 다행인 점은 미국의 대북노선이 종전과는 크게 달라져 이 당선자의 운신폭이 크게 넓어졌다는 사실이다.

부시 미대통령은 재임기간중 북핵문제를 풀고 싶어한다.

20일 밤 이 당선자와 부시 대통령간 통화후 부시 대통령이 이 당선자에게 "북한의 의도와 프로그램에 대해서 단호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나라당이 발표하자, 미국측이 곧 이를 "단호한 자세를 보여야 하는 동시에 북한이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번역상 오류를 수정토록 한 것이 한 증거다. 미국은 북한을 자극할 생각이 없는 것이다. 대화로 북핵문제를 풀고자 한다.

북핵문제가 북-미간 줄다리기 끝에 극적으로 타결된다면 이 당선자는 외교적인 큰 짐을 덜게될 것이다. 남-북-미-중 4자 정상회담, 평화체제 구축 등 한반도에 극적 파노라마가 전개되면서 정치이념적 갈등을 최소화하며 실용외교를 펼칠 수 있는 길이 열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때 이 당선자에게 요구되는 역할이 국내외 보수진영 설득이다. 보수는 보수에게 설득력이 있다. 진보가 주장하면 색안경을 끼고 볼 일도 보수가 하면 다르다. 이것이 신보수 시대를 연 이 당선자에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일지도 모른다.

"뷰스맨 뉴스"/ 김홍국 기자 (tgpark@viewsnnews.co

 

Comments



Category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