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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명박" "정 동영" 첫 연설대결.. 금산분리 정책충돌.

사실련 0 690 2020.03.04 05:45
2007년 10월 19일 (금) 03:20   세계지식포럼 기조연설에서

이명박-정동영 첫 연설대결… 정책 충돌




[동아일보]

李 “금산분리, 너무나 경직된 원칙”

鄭 “완화하면 재벌 편든다는 오해”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 후보가 18일 공개석상에서 잇달아 벌인 연설 대결은 앞으로 양측이 벌일 접전과 공방을 미리 가늠케 했다.

두 후보가 이날 만난 것은 각각 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된 후 처음이다.

그러나 연설 시간이 각기 달라 실제로 두 사람의 만남은 세계지식포럼에서 먼저 연설을 하고 나오던 이 후보가 순서를 기다리던 정 후보와 10초간 마주친 것에 그쳤다. 이 후보가 웃으며 “어이구, 나중에 봅시다”라며 악수를 건네자 정 후보는 “건강 조심하십시오”라고 인사했다.

▽‘신(新)발전체제’ vs ‘차별 없는 성장론’=이날 서울 광진구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 기조연설에서 이 후보는 최근 자신이 밝힌 ‘2008년 신발전체제’ 구축을 위해 △경쟁력 제고를 통한 성장잠재력 확충 △투자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 △능동적 복지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등 3개의 범주에서 각종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으로 ‘자율형사립고 300개 육성’ 등 최근 발표한 교육정책 추진 의사를 거듭 확인했다. 이 후보는 “획일화와 하향 평준화를 넘어 특성화와 상향 평준화를 지향하겠다”고 강조했다.

고교 평준화에 대해 이 후보는 “고교 평준화가 30년간 지속되면서 교육이 상향이 아니고 하향 평준화가 됐으며 교육의 질이 너무 떨어졌다”며 특성화와 상향 평준화를 강조했다.

▲ ·편집 : 동아일보 이종승 기자

이와 함께 이 후보는 △정부의 금융시장 개입 최소화 △금산분리 유연화 △국책은행 민영화 등의 금융정책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정부가 수혜대상 기업을 직접 지정하는 게 아니라 민간에 이 기능을 맡겨야 한다”며 유럽연합(EU) 국가들의 전대(on-lending) 방식을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전대 방식은 정부가 정책 금융을 받을 기업의 자격을 설정하면 민간 금융기관이 지원 대상 기업을 심사해 고르고 정부가 추후에 이를 재심사하는 제도로 민간 금융기관의 경쟁력 강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게 이 후보 측의 판단이다.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원칙에 대해서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비춰 너무나 경직된 금산분리 원칙을 갖고 있다”며 “산업자본의 금융 참여를 원천 봉쇄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또 “EU 소속의 많은 국가에는 금산분리 원칙이 없지만 감독 당국이 엄격한 적격성 심사를 실시하다 보니 은행 소유주는 산업자본보다는 기관투자가가 더 많다”고 밝혔다.

복지정책에 대해서는 “성장과 복지를 대립적으로 보는 것은 낡은 생각이며 양극화 문제는 복지정책으로만 해결되지 않는다”며 “성장 없이 복지 없고, 복지 없이 안정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뒤이어 연설에 나선 정 후보는 ‘차별 없는 성장론’을 내세우며 이 후보와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여러분은 어떤 세계화를 원하느냐”고 화두를 던지며 “저는 약육강식의 정글 자본주의를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금산분리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금융 강국인 영국과 미국이 금산분리 원칙을 지키고 있다”며 “금산분리 완화는 특정 재벌을 편든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서울 중구 정동 이화여고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전국여성대회에서 “평준화 해제는 곧 입시지옥의 부활이며 엄청난 혼란과 사교육비의 천문학적 증가를 일으킨다”며 “이 후보가 특별한 학교 300개를 만들면 나머지 1100개 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뭐냐”고 비판했다.

▲ ·편집 : 동아일보 이종승 기자

▽강연 스타일=이 후보는 세계지식포럼 강연에서 미리 준비한 화면을 보여 주며 프레젠테이션에 가까운 강연을 했다. 전국여성대회 인사말에서는 “저는 일은 잘하는데 말을 잘 못한다”며 “여러분 제 눈 보이십니까. 크게 뜬 건데…”라고 말하며 웃음을 유도하기도 했다.

정 후보는 세련된 언변을 선보였다. 세계지식포럼 연설에서는 연설 시작 전에 영어로 1분가량 인사를 하기도 했다. 반면 이 후보는 연설 후 첫 질문을 영어로 받자 통역 없이 곧바로 한국어로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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